한 해 16만 대 이상의 비행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에 속하며, 섬인 제주로서는 뭍과 연결해 주는 주요 경로이며, 제주도민들에게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존재입니다. 한해 2500만 명의 관광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일을 하는 곳인지 눈보라 치는 겨울철, 항공기 이·착륙의 중요한 관건인 '활주로 제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월등한 제주공항의 제설 능력
제주공항은 제설작업 때 선두에 6대의 제설차를 배치합니다. 견인식 제설차(4대)는 삽날 폭이 8m, 일체식 제설차(2대)는 삽날 폭이 5.6m입니다. 제설제 살포차는 3대를 갖추고 있습니다. 삽날 폭이 24m인 액살제설제 살포차와 15톤 트럭을 이용하는 고상제설제 살포차, 그리고 시간당 5000톤의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고속송풍기가 주요 제설장비입니다. 부대장비로 눈더미를 제거하는 트랙터와 굴삭기, 스키드로더 등 6대도 갖추고 있습니다. 국내 공항 중 23대의 제설장비를 갖춘 김포공항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많은 장비를 갖고 있습니다.
일반용보다 고가인 제설제 사용
일반 도로는 염화칼슘이 제설제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소금 성분이 자동차를 부식시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항 활주로와 유도로에는 고체 또는 액체로 된 제설제를 사용하는데 항공기 자체가 상당한 고가라 부식과는 거리가 먼 제설제가 사용되어야 합니다. 공항안전 운영기준에도 '공항 운영자는 금속 부식성이 높은 제설제를 사용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고체 제설제는 요소, 액체 제설제는 초산칼륨이 핵심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요소는 1톤에 150만 원, 초산칼륨은 1000리터에 200만 원 정도 됩니다. 1톤에 30만 원가량 하는 염화칼슘과는 가격 차이가 상당합니다. 최근 경유차량 필수품인 요소수 파동을 겪으면서 요소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2배나 뛰었습니다.
활주로 상태로 제설효과 파악
제설작업이 끝나면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지를 가늠해야 합니다. 현재는 육안으로 표면 상태를 평가하지만, 2021년 이전에는 마찰 측정을 통해 운항 재개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마찰 측정은 차량이 활주로를 달리면서 표면 마찰력을 수치로 파악합니다. 마찰 측정에 따라 제주공항 폐쇄시간이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공항 전체가 해외 기준에 맞춰 표면상태 평가를 합니다. 점검자가 활주로에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측정 기준표에 따라 평가를 한 뒤 가능한 수치로 판단하면 정상 운항이 이루어집니다. 마찰측정은 여전히 보조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설작업한 눈더미의 처리
제주공항 주 활주로인 동서활주로 길이만 4km에 달하여 제설 작업하는 눈의 양도 굉장합니다. 계류장 일대에 눈더미가 쌓일 경우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을 이용, 눈 수거장소로 따로 운반해 자연적으로 녹을 때까지 쌓아놓습니다. 대부분 낮 시간대 자연적으로 녹으나 폭설 때는 지상조업에 지장이 없도록 2곳의 지정장소로 운반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낭만인 하얀 눈이 '하얀 쓰레기'로 변신하는 건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항공기 기체의 쌓인 눈 제거
항공기 날개에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생기면 날개 표면이 불규칙하게 됩니다. 이는 항공기 이륙에 필수적인 안정적인 양력에 방해가 되어 이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항공기 기체에 쌓인 눈 또는 얼음을 제거해야 합니다. 눈을 제거하는 제빙용액과 일정시간 결빙을 막는 방빙처리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이는 항공사마다 연결돼 있는 지상조업사가 시행합니다. 항공기에서 흘러내린 제방빙 물질은 지하수 오염 등을 막기 위해 분리수거됩니다. 제주공항에 4곳의 제방빙장과 7곳의 임시 제빙장이 설치된 이유입니다.
항공 안전을 위한 활주로 폐쇄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제주공항이 폐쇄되면 '제설작업=공항 운영 중단'으로 인식하기 쉽다는 게 제주공항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제설작업이 오래 지연돼 마치 공항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현재 제주공항의 장비보유 능력상 눈이 일정시간 내린 뒤 그치면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최소시설인 주 활주로와 주요 유도로에 대한 제설작업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면 끝마치게 됩니다 하지만 제설작업을 마치더라도 항공기의 최종 이륙 전까지 눈이 다시 쌓이면 추가 제설작업으로 활주로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단 하나의 불안전한 요소까지 철저하게 마무리한 뒤 이착륙이 이뤄지는 제주공항 제설작업. 그만큼 우리의 안전은 든든하게 보장받는 셈입니다.
제주공항 체류객 지원, 전 세계 유일
2017년 1월 20년 만의 폭설로 터키 이스탄불 공항이 폐쇄돼 귀국길에 올랐던 한국 여행객들이 사흘간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였습니다. 언제쯤 공항이 정상화되는지 걱정할 틈도 없이 이들을 위한 지원은 추위를 막을 신문지 한 장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주공항은 다릅니다. 폭설이나 폭우 등 기상악화로 제주공항이 폐쇄돼 공항에 체류객이 발생하면 '체류객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에 따라 4단계(관심, 주의, 경계, 심각) 별 지원이 이루어집니다. 체류객 편의를 위해 모포와 매트, 생수, 칫솔 등이 한 세트로 지원됩니다. 약국과 식당 등 공항 내 편의시설 영업시간이 연장되며, 질서유지를 위해 자치경찰도 지원에 나섭니다. 제주공항과 제주시내를 잇는 버스와 택시가 연장 운행되고, 숙박업소에 대한 정보도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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