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의 발효
발효 하나만으로 카제인을 응고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의 작업과 쉽게 잘 굳는 것도 아닙니다. 분자끼리 더 잘 붙을 수 있도록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응고제를 추가하는데 레닛이라는 효소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치즈에 거의 필수로 들어가는 효소이며, 이 레닛으로 카제인을 확실하게 굳히면 우유가 젤리 형태로 굳어집니다. 단단하지도, 그렇다고 흐르지도 않는 형태를 갖추게 되며 순두부나 푸딩 같은 질감입니다. 이 상태를 커드라고 부릅니다. 고체가 되었다고 해서 액체인 수분이 다 마르는 것은 아닙니다. 수분이 마르지 않은 상태로 인위적으로 굳혀 순부두처럼 말랑말랑하다는 것은 여전히 그 안에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다는 것으로 이 수분을 제거해야 합니다. 수분 가득한 액체를 유청이라고 하는데 고체인 커드에서 액체인 유청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분리는 커드를 자르면 됩니다. 커드가 물고 있던 유청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되는데 더 잘게 촘촘하게 자를수록 유청은 더 많이 빠지게 됩니다. 단단한 치즈를 만들수록 더욱 잘게 쪼개어 유청을 최대한 빼줘야 합니다. 보통 분리하여 걷어낸 유청은 치즈를 만드는데 필요가 없어 버리기도 하지만 리코타치즈를 만들거나 보충제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커드를 자르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유청을 더 빼야 하는 상황이라면 압착이라는 공정을 거치게 됩니다. 치즈를 틀에 넣고 반복적으로 압축하며 남아있는 수분을 짜내는 것입니다. 반복적으로 압력을 가할수록 단단한 치즈가 된다고 합니다. 보통 틀 모양 그대로 치즈의 모양이 완성되는데 가장 선호하는 치즈 모양은 케이크 같은 원기둥 형태입니다. 자른 조각 케이크 모양처럼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사각형으로 육면체를 만들기도 하며 표주박 모양의 치즈들도 눈에 띕니다. 중요한 것은 우유의 90%가 수분으로 물을 빼고 난 후의 치즈의 양은 극소량으로, 특히 단단한 치즈들은 상당 부분의 수분을 뺀 상태로 치즈 하나를 만드는데 10배 이상의 우유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대락 100kg의 에멘탈 치즈 한 덩어리를 만드는데 우유 1000L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치즈가 비싼 이유입니다. 그렇게 기본적인 형태가 완성이 되면 치즈를 숙성시키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치즈의 숙성과정
치즈를 숙성하기 전 치즈의 겉에 염분을 입히는 작업을 합니다. 소금으로 치즈의 겉표면을 코팅하는 것으로 마른 소금을 뿌리는 경우도 있고, 소금물에 적신 천으로 닦아주기도 합니다. 소금을 입히는 이유로 소금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 균들의 증식을 억제하면서 숙성 과정을 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소금은 삼투작용으로 수분을 흡수하며 치즈의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치즈의 껍질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면 내부로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하여 안쪽에 있는 수분이 유지됩니다. 가염작업이 끝나면 적당한 장소, 습도, 온도를 유지시키며 적절한 기간 동안 숙성을 하게 됩니다. 중간중간에 뒤집어 주기도 하고 소금물이나 술을 적셔주고 곰팡이도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손길이 많이 가고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치즈는 숙성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맛의 치즈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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