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피크, 캠핑계의 에르메스

스노우피크

 

비싸지만 제값을 하는 캠핑계의 에르메스 일본 스노우 피크. ‘눈 덮인 산의 정싱’이라는 의미를 가진 스노우 피크는 튼튼한 캠핑용품으로 유명합니다. 1958년 역사를 처음 시작한 이래로 이 브랜드는 장인 정신이 그대로 담긴 캠핑 브랜드입니다. 스노우 피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노우 피크의 시작

철물 도매상을 운영하던 야마이 유키오는 유년시절부터 산을 좋아했습니다. 등산을 하며 자신에게 맞는 등산용품들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만든 것이 바로 아이젠입니다.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며 상품으로 제작되었고 그가 운영하던 상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여 브랜드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브랜드 이름인 ‘스노우 피크’가 탄생합니다. 등산용품과 낚시용품만 팔던 스노우 피크가 지금과 같이 캠핑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1980년대 중후반에 들어 1986년 야마이 유키오의 장남인 야마이 토오루가 입사해 캠핑제품의 개발을 시작하여 1988년 오토캠핑사업으로 확장했습니다.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차를 이용한 캠핑을 보고 기회를 포착한 것이었습니다. 1996년 야마이 토오루는 대표 이사 취임과 동시에 회사명을 스노우 피크로 하여 오토캠핑의 수요확대와 함께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스노우 피크만의 명확한 철학

스노우 피크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웃도어에서 주거환경까지 그 영역을 확산해가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이외에 집이나 사무실 등 일상생활공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리빙쉘 텐트 같은 제품은 자연에 주거 공간을 옮겨온 듯한 느낌을 반영하여 자연과 일상생활을 결합시키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품 중에는 캠핑용품이지만 주거 실내에 인테리어를 하더라도 훌륭한 소품들도 많습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을 느끼고 소중히 생각하고자 하는 스노우 피크의 바람이 담겨있습니다. 미국에 파타고니아가 있다면 일본에는 스노우피크가 있습니다. 모두 친환경적인 요소로 성공한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자연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임을 강조하는 것보다 오랫동안 사용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폐기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스노우 피크의 방식과 원칙입니다. 스노우 피크는 자연보호 차원에서 나무 소재는 대나무를 사용합니다. 대나무는 성장 속도가 빨라 3~5년 내에 성목으로 자라나 자원으로 사용가능합니다. 성장 속도가 빠른 대나무를 일반 목재 대신 활용하여 산림 자원을 보호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출시하여 또 다른 신제품 개발에 힘쓰는 타 브랜드와 달리, 스노우 피크는 10년 전 내놓은 제품이라도 계속하여 유지보수에 힘씁니다. ‘도구가 망가지면 고쳐서 사용한다’라는 원칙을 세워 작은 도구 하나라도 애착을 가지는 것을 기본으로 여깁니다. 구입 시기와 상관없이 평생 A/S를 원칙으로 하는 영구 보증 제도에서 스노우 피크의 자부심과 신념을 알 수 있습니다. 스노우 피크는 본인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나갑니다. 직접 써보고 불편한 점을 개선하겠다는 브랜드의 철학을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개최하는 ‘스노우 피크 웨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이 행사로부터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제품을 개선하거나 새로 출시하기도 합니다. 1990년대 스노우 피크 웨이가 처음 개최되었을 당시 제품 다양성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을 받고 이를 즉각 반영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노우 피크 역시 시중에 가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작 본사는 특별히 제재하지 않습니다. 오리지널의 가치를 아는 소비자들이 결국 스노우 피크를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루이비통과 에르메스처럼 명품들은 가품이 활개 치지만 진짜는 인정받는 방식입니다. 물론 스노우 피크에도 비싸다는 가격의 단점이 있습니다. 스노우 피크는 다른 캠핑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이 처음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가지고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을 낮추고자 품질이 낮은 소재를 사용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아 가치가 있는 제품을 만나게 됩니다. 또한 스노우 피크는 광고에 소극적입니다. TV 또는 지면 광고를 최소화하고 사이트와 클럽을 통해 사용자와 소통하는 것이 유일합니다. 가장 활발한 광고활동이라면 1997년부터 지금까지 고객 초청의 스노우 피크 행사를 열어 전국 각지 캠핑장을 돌며 제품 테스트를 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도입니다. 광고나 영업으로 나가는 비용을 최소화하여 그 비용을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본사 안에 공장과 매장, 심지어 캠핑장까지 제품 개발부터 기획, 생산, 유통을 한 번에 모두 해결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스노우 피크가 존재 가능했습니다. 이대로라면 향후 스노우 피크는 지금처럼 캠핑용품계의 명품으로 사랑받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