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희소성을 지닌, 르 라보(Le Labo)

Le Labo

 

최근 니치 향수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흔히 맡을 수 없는 독특한 향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향수는 생활의 필수품은 아니지만 비싼 가격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은 나의 취향을 온전히 드러내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에 지친 소비자들은 니치 향수를 구매합니다. 2006년 설립된 미국 향수 브랜드인 르 라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르 라보의 맞춤제작

로레알이라는 거대 화장품 제국에서 아르마니의 향수를 제조하던 ‘에디 로시’와 ‘파브리스 페노’는 어느 순간 대기업의 업무 방식에 지쳐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2006년 르 라보는 탄생했습니다. 다른 향수 브랜드와 비교하면 설립된 기간은 짧으나 현재 꽤나 성공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 그들이 출시한 10개의 향수는 여전히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르 라보가 단시간 내에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맞춤제작 덕분입니다. 완제품인 향수를 판매하여 품질에 신경을 쓰는 다른 향수 브랜드와 달리 르 라보는 소비자가 직접 조향하고 본인만의 향수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물론 품질에도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르 라보는 주문 제작 형식으로 본인만의 향기를 골라 주문을 하면 제조자가 고객이 직접 보는 앞에서 향수를 제조합니다. 또한 구매자가 라벨을 원하는 이름, 기입하고 싶은 문구를 새길 수 있도록 라벨링 서비스로 유명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본인만의 향수를 창조해 냅니다.. 물론 르 라보는 제품들을 완제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매장에 따라 주문 제작은 불가능하고 완제품만 구매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진심에 담긴 희소성

르 라보의 완제품 향수들은 현재 미국에서 제조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미국 하면 떠오르는 투박함 대신 고급스러움이 들어가 있습니다. 르 라보라는 이름은 프랑스어 ‘실험실’이라는 단어로부터 따왔습니다. 조향사의 연구실 및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영감을 받아 브랜드를 만든 것입니다. 라벨과 향수병도 마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약품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여러 니치 향수들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지만 르 라보는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수 실험실’이라는 브랜드명에 따라 경험의 가치를 향수에 담아 효과적인 마케팅을 이끌었습니다. 이는 조향사의 장인 정신과 고급스러움이 희소성을 강조하기보다 경험을 통한 희소성에 집중한 것입니다. 르 라보 제품들을 보면 이름 뒤에 숫자가 기입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향수 제조에 숫자만큼의 원재료가 들어갔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르 라보 하면 떠오르는 ‘SANTAL 33’의 경우 33개의 원재료가 사용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르 라보를 창립한 에디와 파브리스는 자신들이 얼마나 강한 의지로 르 라보를 설립했는지 알리기 위해 선언문을 작성했는데 향수에 대한 진심이 담겨있습니다. 그들의 선언문 첫 줄은 다음과 같습니다. ‘향수는 너무나도 많지만 영혼 없이 만들어진 향들도 많다.’ 르 라보 향수 중 시티 익스클루시브 라인이 있습니다. 시티 익스클루시브는 도시를 향한 헌사이며 르 라보 매장이 있는 도시 중 하나를 골라 기념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영감을 받아 조향 된 향수인 ‘시트롱 28’도 있습니다. 르 라보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에디 로시는 2016년 서울에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의 전통적이면서도 진보적인 분위기와 역동적인 느낌을 담았습니다. 시티 라인 향수들은 각각의 도시에서만 시향과 구매가 가능한 희소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의 향수들을 구매하고 싶다면 매년 9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판매합니다. 르 라보의 향수들은 남녀 구분 없이 사용가능합니다. 남성스러운 혹은 여성스러운 향을 써도 전혀 이상한 느낌이 없도록 조향 했습니다.. 르 라보의 모든 향수는 100% 비건 화장품으로 동물성 향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향료들의 구성은 천연 허브와 유기농 제품들이 대부분이며 패키지 또한 친환경 제품으로 만들어집니다. 르 라보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에센셜 오일들은 퍼퓸 랩을 장식하는 역할도 하지만 실제 향수를 조향 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이 에센셜 오일들은 최고의 원산지에서 수입하는데, 덕분에 르 라보가 최고의 향수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르 라보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향수에 있어 절대 타협하지 않습니다. 2014년 화장품 대기업인 에스티로더에 인수된 이후 날개를 달고 성장하고 있는 르 라보는 여전히 자신만의 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르 라보는 고객이 스스로 고유의 향수를 만드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희소성을 소유합니다. 누군가 대단한 사람이 아닌 내가 직접 만든 나만의 향수라는 고유한 경험은 르 라보라는 브랜드의 특징이 되었습니다.